파크골프는 내 인생의 동반자
2019년 7월1일 박종문(소운)
정년을 맞이한 남편과 명예 퇴직을 한 나는 아이들도 다 출가 시키고 홀가분한 맘으로 복잡한 도시 생활을 접고 전원생활을 하기 위해 3 년 전 강서구로 이사를 왔다.
공기도 맑고 가을이면 누렇게 익어가는 곡식을 보며 평화로움을 느꼈고 아침 저녁 새들의 지저귐에 잠을 깨고 여름이면 개구리 노래 소리에 잠못 이루며 밤하늘 반짝이는 별을 헤며 동심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텃밭에는 채소를 가꾸고 꽃을 심어 집안을 꽃밭으로 만들기도 했다.
이렇게 즐겁던 생활도 잡초와의 전쟁이 시작되고 아는 사람이 없어 심심하던 차에 우연히 중학교 때 친구가 평강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그 친구가 배우는 탁구를 저녁에 함께 하게 되었다. 열심히 배우던 중 나이가 들어 시작해서 그런지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다.
당분간은 쉬어야 되겠다고 생각하며 운동을 멈추고 있을 때 였다.
충무동에 사는 친한 친구가 남편과 함께 파크골프를 친다고 하면서 함께 하자고 했다. 어깨가 더 아플까 봐 걱정이 되었지만 구장과 울 집이 가까우니 한번 해 보기로 했다. 마침 친구가 알고 있는 지인으로 부터 채를 싸게 구입하게 되었다.
드디어 낙동강변에 있는 삼락구장에서 친구 남편과 함께 파크골프를 배우게 되었다.
어느날 해질 무렵 혼자서 공을 치고 있는데 젊고 핸섬한 남자 분과 함께 치게 되었다. 아직 익숙하지 않아 공이 아무데나 굴러가고 거리가 나지 않아 힘들 때 였다.그분은 친절하게 스윙하는 법과 퍼팅하는 법을 가르쳐주며 서클에 가입을 권했다.그 서클이 내가 살고 있는 강서구 소속이라 3달 동안 적응기간을 거쳐 가입을 하게 되었다.
부경 파크골프 동호회는 직장인이 많아 일요일이면 모여서 즐겁게 주 라운딩도 하고 한달 동안 열심히 실력을 닦은 후에 각종대회를 하고 시상도 하며 서로를 격려하고 회원들 상호간에 우정도 나누며 회장님과 운영위원님들의 세심한 배려 속에 즐거움이 배가 되어가고 있다.
이렇게 파크골프는 내 생활의 중요한 일상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초록색 카펫 위로 또르르르 둥근 공이 굴러가서 쨍그랑 하고 청량한 소리를 내며 홀컵으로 들어가는 공을 보노라면 가슴이 탁 트이는 통쾌함을 느낀다. 공이 쉽게 홀컵 주변으로 가지 않고 엉뚱한 곳으로 굴러 오비가 나기도 하지만 더 잘하고 싶은 생각에 시간이 나면 구장으로 가서 운동도 하고 모르는 사람과도 어울리게 되어 사교성도 늘게 되어 아는 사람이 점점 많아 졌다.
파아란 하늘과 하얀 구름 푸른 잔디밭 시원한 강 바람은 몸과 맘의 힐링이 되기에 충분하다. 이마에 흐르는 땀과 쨍쨍 내려쬐는 무더위도 파크골프를 치는 재미에 비길 수 는 없다.
저녁 노을 곱게 물든 낙동강변에서 힘껏 스윙을 하고 집에 오면 잠도 잘 오고 밥 맛도 좋고 속이 더부룩한 증상도 없어졌다.
파크골프를 하기전에는 소화가 잘 안되고 속이 쓰리고 항상 까스가 차 있는 느낌이어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병원에 들러 약을 지어와 밥 먹듯이 약을 먹곤 했다.
나는 오래전 부터 불면증과 만성 위장병으로 25년간 다니던 직장을 명예 퇴직 하고 어릴적 부터 꾸어온 꿈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어릴 때부터 선생님이 되는게 꿈이 었는데 1차는 이루었지만 관리직의 마지막 꿈은 건강으로 인해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파크골프를 시작하고 한달 쯤 지날 무렵부터 약을 먹지 않아도 더부룩한 증상이 없어지고 9시가 되면 나릇한 피곤함이 몰려와 잠을 깊이 잘 수 있게 되었다. 밥 맛이 있고 소화가 잘 되고 점차 생활에 활력이 붙고 상쾌하고 즐거운 나날이 시작 되었다. 나의 고질병을 치유해준 파크골프는 내 생명의 은인이 되었다.
파크골프를 치는 재미에 빠져 친구들과 모임도 소홀히 하던 중 우리 남편의 건강에 적신호가 왔다.
어느날 부터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자리에 눕곤 했다. 자식들이 사회 일원으로 자리 매김하고 걱정 없이 살던 우리 집에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아픈데를 호소하는 남편 때문에 걱정이 되었다.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했지만 차도가 보이지 않았다. 가족력이 있어 심근경색을 의심하게 되어 동아대 대학병원에 가서 진찰을 한 결과 심장으로 가는 동맥과 정맥이 막혀 있어 스탠드를 4 개나 넣는 시술을 하게 되었다.
남편은 평소에 걷기를 무척이나 싫어해서 짧은 거리도 승용차를 이용했다. 이번 기회에 내가 즐기는 파크골프를 권해 보기로 했다. 남편은 평소에 운동을 싫어 했지만 골프는 가끔 친구들과 즐겼다. 그러나 파크골프는 재미가 없을 것 같고 운동이 되겠느냐 하면서 차일피일 망설였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지인으로 부터 채를 덩렁 주문 해 버렸다. 할수 없이 남편은 나를 따라서 파크골프를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찬다고 앉아서 쉬곤 했다. 뒤에서 힘없이 따라 걷던 남편은 하루 이틀 세월이 흐르자 나보다 더 재미를 느끼게 되었고 골프보다 좋은 점이 많다고 하며 요즘은 나보다 더 열심히 파크골프를 즐기며 하루 만보를 목표로 열심히 하고 있다. 파크골프를 시작한지 어느덧 1년이 다 되어 간다.
그렇게 걷기를 싫어하던 남편은 지금은 하루에 만보를 걸으며 파크골프를 즐기고 친한 친구에게 권하기도 한다.
매일 아무일도 안했는데도 피곤해서 누워 지내고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아 기력이 없던 우리 남편은 활기를 되찾고 의욕적으로 운동을 하고 집안 일도 가끔 도와주게 되었으며 오랫동안 나를 괴롭혀 온 불면증과 위장병에서 차츰 벗어나게 되었으며 어깨의 통증도 점점 줄어 들고 있다. 서로 짜증만 내던 우리 부부는 파크골프를 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사이가 점점 좋아졌다. 파크골프는 우리 집을 어둠에서 구해주고 행복한 가정으로 바꾸어 준 일등공신이 되었다.
요즘 파크골프는 우리 부부의 제일 친한 벗이 되었으며 이 세상 끝나는 날 까지 우리 부부의 건강 지킴이가 될 것이라 믿는다.
파크골프는 누구나 쉽게 배울수 있고 비용이 적게 들 뿐아니라 비거리를 내기 위한 스윙이 많지 않아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으며 체육시설이 주변에 있어 접근성이 좋고 3 세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파크골프는 우리처럼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정말 좋은 운동이다.
특히 건강이 좋지 않는 사람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
그냥 사람들에게 만보를 걸어라고 하면 며칠을 하고 나면 누구나 싫증이 나서 걷지 못하겠지만 목표물이 있고 매 홀마다 점수가 나오며 함께 하는 동반자가 있어 하면 할수록 흥미가 더해지는 파크골프는 남여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국민 운동이다.
전국적으로 파크골프가 번져 나가고 있어 국민건강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며 각 지방마다 파크골프장을 만들어주신 관계자 여러분에게 감사 드린다.
햇볕이 쨍쨍 내려 쬐고 날씨가 무더워지지만 오늘도 우리 부부는 시원한 강 바람이 불어오는 낙동강변으로 즐거운 라운딩을 간다. 파크골프는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까지 우리 부부의 영원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
그리고 파크골프를 내게 권해준 사랑하는 내 친구에게 다시한번 더 고마움을 전하고 매주 즐겁게 라운딩하는 우리 부경 동호회 회원님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부산시 강서구 파크골프협회 (부경파크골프 동호회)